작은 이야기들이 엮이는 곳🧑🤝🧑
여러분은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아시나요?
오가며 살갑게 근황을 묻고
‘이웃사촌’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정을 나누던 일도
이제는 점점 옛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이웃이 누구인지조차 모를 만큼 서로에게 무관심해지고,
대화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늘고 있죠.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현실 속 공동체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예술가들은
공공예술 프로젝트, 예술 공동체 활동, 문화예술공간 등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고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공동체의 지속과 회복을 탐구하는
예술적 실천과 대안예술공간의 활동을 살펴보며,
앞으로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함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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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는 이주민, 외국인 근로자, 귀화자, 결혼이민자 등 다양한 출신과 국적의 주민이 많은 자치구입니다. 그만큼 서로 다른 문화와 생활 양식, 취미를 가진 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다채로움은 금천구의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공동체의 공통 가치를 강조하다 보니, 그 안에서 개인의 고유한 이야기가 드러날 기회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기도 합니다. 자기표현과 다름의 존중보다는 조화와 동질성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 전반의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서사를 표현하는 것은 더욱 어렵게 느껴집니다.
〈믹스페이지〉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금천구 주민 12명의 개인 서사를 온라인에서 아카이빙한 작업입니다. 귀화한 결혼이주 외국인, 지역 공동체에 헌신하는 노인, 금천에서 나고 자란 청년, 기후위기 대응에 노력하는 도시 농부, 사회적 죽음을 고민하는 50대 중년 남성, 지역 미디어 대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성소수자 등 각기 다른 세대와 배경, 정체성을 가진 12명의 주민들은 〈믹스페이지〉에 아카이빙될 아주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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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들려주었던 즐거웠던 경험, 앞으로 하고 싶은 일, 상황에 따라 즐겨 듣는 음악, 10여 년 동안 모아 온 인쇄물은 등 매우 사적인 동시에 지역 공동체를 이루는 일부이기도 했습니다. 이웃의 삶을 전혀 알지 못하는 요즘 시대에 누구나,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공개된 〈믹스페이지〉는 각 개인이 금천구에서 어떤 삶을 살아왔고,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관계 속에 있는지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이는 개인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우리가 평소 잊고 있던 공동체의 존재와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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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페이지〉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개개인의 목소리를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주민들은 사회적 역할로 규정된 모습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서사를 통해 진정한 내적 자아를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했지만 같은 지역에 살고 있다는 하나의 공통점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커다란 페이지를 완성할 수 있었고, 개인의 서사가 모여 공동체를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공동체 안에서 개인은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앞으로 지역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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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소는 뉴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인 팀 노드트리가 서울에서 충청남도 부여로 이주하며 만든 대안 예술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사운드 캠프와 음악 축제, 어린이 예술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다채로운 예술 활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주민들과 이야기 나누며 지역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는 프로그램부터 부여로 이주한 예술가의 변화된 일상을 담은 창작 활동, 따뜻한 음식을 나누며 전통 놀이를 즐기는 행사까지. 생산소는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스스로 지역 문화를 만들어가는 열린 예술의 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믹스페이지〉가 주민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 작업이었다면, 2022년 생산소가 협력한 김소라 작가의 개인전 〈복순투어〉는 한 개인의 기록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확장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부여에서 태어나고 자란 진복순 여사의 오래된 사진 앨범에서 출발했습니다. 과거부터 차곡차곡 기록되어있는 앨범을 본 김소라 작가는 주민들과 함께 사진 속 장소를 직접 찾아가 촬영하고, 현장의 소리를 녹음하는 워크숍을 진행하며 새로운 기록을 쌓아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수집한 이미지와 소리를 재구성하여 과거와 현재, 개인의 기억과 지역의 역사가 교차하는 전시로 선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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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투어〉는 과거 부여의 풍경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기록이자, 진복순 여사의 기억과 추억을 지금 세대의 청년들이 함께 경험하도록 이끈 매개였습니다. 생산소는 이처럼 지역 주민과 외부인, 예술가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서로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관계의 통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활동은 예술 공간의 물리적인 중요성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있는 관계 맺음과 지역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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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소의 활동은 여러 예술가의 활동과 운영자들의 기획에 더해, 예술을 즐기고자 하는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우연히 방문한 이들에 의해 완성됩니다. 그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성된 결과보다 예술을 함께 즐기는 힘입니다. 예술 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지역의 문화를 함께 경험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자신이 속한 장소를 새롭게 바라보고, 서로를 알아가며 공동체를 다시 엮어 갑니다. “마을 단위에서 상생의 가능성을 찾고, 예술은 그런 질문의 장이 될 것”이라는 생산소 운영자인 이화영 작가의 말처럼 예술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서로의 존재를 다시 바라보아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매개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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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페이지〉와 생산소의 활동은 성과나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잊혀져 가는 개인의 서사와 관계의 가치를 되살립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만나게 함으로써 공동체 안에서 ‘함께 존재하는 법’을 배워가는 장을 만들어 냅니다. 그 속에서 예술은 단순히 감상이나 생산의 영역을 넘어, 서로의 경험을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두 사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예술과 삶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주며, 개인이 예술을 통해 어떻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지, 그리고 공동체는 어떻게 유지되고 구성될 수 있을지 묻습니다. 어쩌면 공동체를 유지하는 힘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이어가는 작은 움직임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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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코멘트
〈믹스페이지〉와 생산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잊고 지냈던 ‘함께하는 감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오래된 사진을 함께 들여다보는 그 작은 순간들이 하나의 공동체로 이어지는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한 하나의 무언가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주위 사람들에게 말 건네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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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귀향해 ‘미술관옆집 제주’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진 기획자의 대화를 담은 AAD TALK를 소개합니다! 제주에서 창작 레지던시를 운영하게 된 이유, 제주여서 가능했던 예술 활동 등 그들이 바라보는 지역 예술의 현재와 가능성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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