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회복하는 힘'
AAD TALK 프로그램 «말하고 사라지는 일시적 발화»의 세 번째 만남에서는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미래 도시의 모습을 구상하고 실험하는
뉴미디어 크리에이터스 그룹 IVAAIU City의 이동욱, 박성수 작가님과 함께
Resiliency, 회복하는 힘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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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AAIU City는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진행된
만아츠 만액츠의 공공예술 프로젝트 <?The Next!> 중
노원구의 당현천을 중심으로 진행된 야외 전시 <제3의 장소>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때 선보였던 <Ecological Loop>는
당현천 한가운데에 위치한 인공섬이 주변 생태계와 단절되어 있다는 장소성에 주목하여,
인공섬과 자연적으로 조성된 기존 생태계의 ‘연결’을 시도했던 작품입니다.
🔗지난 뉴스레터 - 23.10월호_몸과 마음의 추위를 이겨낼 예술 활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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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식으로 두 생태계를 연결할 수 있었을까요?
기후 위기 시대, 도시와 자연 생태계 간의 단절된 연결성을 회복하기 위한
IVAAIU City의 이야기는 본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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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siliency, 회복하는 힘과 개인적인 경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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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업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동욱
2011년, MIT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있을 때 동일본 지진이 발생했어요. 폐허가 된 현장을 직접 보고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도시를 재구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일본을 방문했죠. 주민들은 컨테이너로 임시 건물을 세워 무너진 도시 속에서의 회복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임시 도서관과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예술 수업을 진행했고, 라디오 스테이션에서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삶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었죠. 이러한 과정을 보며 예술이 사회와 문화 안에서 할 수 있는 필수적인 기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박성수
20대 때 배낭여행을 하며 친구들과 호주의 한 계곡에 간 적 있어요. 그런데 함께 갔던 친구 중 한 명이 간밤에 내린 비로 인해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저는 강한 무력감과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그것이 제가 첫 번째로 겪은 죽음이었어요. 이후 한국에 머물던 중, 갑작스럽게 심장 판막에 염증이 생겨 심장 수술을 받게 되었어요.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건강을 회복했지만, 타인의 죽음을 바라보는 것과 나의 죽음을 마주하는 것은 정말 달랐습니다. 이런 경험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죽음은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왜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할까? 인간이 자연과 시간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인정하는 순간, 세상에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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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자연의 공생, <Ecological Lo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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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ogical Loop>는 어떤 문제에서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인가요?
최근, 이상 기후가 극단화되면서 도시 내에서 홍수나 침수가 많이 발생하고 있잖아요. 그 이유 중 하나는 도시화가 진행되며 물을 흡수해 주던 흙이 콘크리트에 덮여 제 역할을 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계획가들이 ‘스펀지 시티’라는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흙 위에 덮인 콘크리트를 걷어내어 물을 흡수하는 자연의 기존 기능을 복원하고, 도시화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여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고자 한 것이죠. 저희는 이러한 전 세계적인 흐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생명력 있는 도시 환경의 회복을 통해 앞으로 살아갈 미래도시를 상상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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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펀지 시티(Sponge City)란?
도시의 배수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공원, 녹지, 습지 등 녹색 인프라를 강화하여 물 부족, 침수 등의 문제를 완화하고자 하는 도시 계획 모델입니다. 땅이 스펀지처럼 빗물을 흡수하고 토양에 의해 자연스럽게 여과되면서 도시의 지하수층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 방법을 활용해요!
(출처=World Future Council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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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좌)EARTH.ORG 홈페이지, (우)AJLA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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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섬을 전시 장소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공간 조성을 목적으로 심어진 도심의 식물과 마찬가지로 인공섬 또한 사람이 의도적으로 조성한 공간인 만큼, 선택된 식물이 심어져 있어 주변 생태계의 식물종과 차이를 보입니다. 그로 인해 당현천 주변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식물이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며 다양한 생물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에 반해, 인공섬 식물의 상호작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죠. 저희는 물리적인 구조체를 활용해 단절되어 있는 생태계를 연결할 수 있는지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인공섬을 선택하였습니다. 인공섬을 대상으로 진행할 경우, 인간에 의해 조성된 도심 식물 생태계와 관련된 문제의 해결책도 찾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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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생태계를 ‘연결’해주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군요!
맞아요. 주변 지역과 단절되어 있지만 물리적인 구조를 통해 교류를 만들어내고, 인공섬의 생태계를 확장해 다양한 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나아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들이 당현천의 식생에 관심을 가지게 해서, 식물과의 정서적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변화하는 기후 환경 속에서 존재적 위기를 겪고 있는 도심 속 생태에 대한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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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저희가 이전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략적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Ecological Loop>는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더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필요했고,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기에 저희에게도 큰 도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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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ogical Loop>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목표가 있었나요?
스펀지 시티와 식물 생태계의 조성은 침수 문제에 국한된 이야기이고, 자연 현상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생태계에 닥쳐올 문제는 앞으로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의 완벽한 솔루션을 제시하기보다는 예술적 상상을 통해 공동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함께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상상하고 실험하는 자세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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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문화 활성화를 향한 파도, <Tidal Converge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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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아츠 만액츠의 대표 프로젝트 중 고가하부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있는데요. 작가님들께서도 유휴공간에서 진행하신 전시가 있다고 들었어요!
거제도에서 문화 예술 활동을 하는 지역 단체로부터 제안받은 프로젝트 <Tidal Convergence>입니다. 그 단체와 함께 유휴 조선소에 설치 작품을 전시해, 함께 지역 문화를 활성화시키고자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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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조형물이 교차된 형태네요!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셨나요?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많은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주민들의 노력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크기가 다른 두 파도 형태의 조형물을 교차시켰는데요. 큰 파도에는 조선산업 종사자들의 생산적인 에너지를, 작은 파도에는 문화적인 가치를 지니고 커뮤니티를 회복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치는 두 파도가 의미하는 공동체의 흐름을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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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삶이 안정적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열악한 환경을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고민해야 할 여지가 있는 상황을 공론화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다양한 관점의 의견이 교환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나아가 회복력을 갖춘 사회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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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AAD TALK_조재영
지난 8월, 조재영 작가님과 함께 한
«말하고 사라지는 일시적 발화»의 현장을 담은
AAD TALK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주체, 언어 중심의 인식 방식을 해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인간이 다른 생명과 공존해 온 삶의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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