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부터 6월까지 만아츠 만액츠가 바쁘게 오간 곳은? 바로 서울시 노원구입니다! 이번에는 노원에서 진행되었던 <도시 감각 라이딩&노이즈 디깅 워크숍> 후기와 노원문화재단-유쾌한의 MOU 소식을 가지고 왔어요. 자, 그럼 만아츠 만액츠와 함께 노원으로 출발해 볼까요? 🏃🏃♀️
💡 도시에서 ‘천천히’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것들
만아츠 만액츠는 기후위기를 주제로 텍스트와 사운드 창작 워크숍인 <릴레이액션>에 이어 노원에서 워크숍을 기획했어요. 하반기에 선보일 공공예술 프로젝트 ‘제3의 장소’에 앞서 도시연구자 및 노원 주민이 함께하는 ‘지역 리서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회에 걸쳐 진행되었죠. 이번 워크숍 역시 <릴레이액션>과 마찬가지로 지속 가능한 도시를 상상해 보려는 데서 출발한 것인데요. 이를 위해 ‘나’ 자신이 발 딛고 있는 도시를 ‘다르게’, 그리고 ‘자세히’ 보기 위한 방안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신체 움직임(보행 및 자전거)의 속도로 감각하고 소음(소리)로 재구성한 도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제3의 장소 워크숍 포스터)
📌 1차: 굴뚝 찾아 떠나는 자전거 탐사
해가 쨍쨍했던 5월의 마지막 날, 지역 기자, 미술사전공 학생, 사진작가 등 다양한 분들이 각자 자전거를 가지고 노원구청 앞에 모였습니다. 1차 워크숍을 기획한 최희진 연구자의 진행으로 상계주공아파트 단지의 굴뚝을 관찰한 후 중랑천으로 이동해 자전거를 타는 일정이었어요.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바로 굴뚝을 향해 출발!
(상계주공 3단지 아파트의 굴뚝)
가까이 다가가서 관찰한 굴뚝은 멀리서 보았을 때보다 훨씬 높고 웅장했어요. 노원에 존재하는 60여 개의 굴뚝은 1980년대 후반 상계주공아파트의 중앙난방용 벙커C유 보일러를 가동하면서 약 2천 세대의 온수와 난방을 위해 쓰였다고 해요. 그러다 90년대 후반 지역난방으로 개편되면서 대부분 그 쓰임을 다하게 되었는데, 철거하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제는 쓸모없어진 굴뚝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에너지 전환에 따른 도시 인프라의 교체 비용은 누가 어떤 식으로 지불해야 하는 것일까요? (워크숍 마지막 토론 시간에 이어집니다!) 참, 하늘로 끝없이 뻗어 있는 굴뚝을 보니 동화 『잭과 콩나무』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참여자 중 한 분은 예전에 실제로 굴뚝 끝까지 올라가 보셨대요.🙊
(중랑천 자전거길을 따라 이동하는 워크숍 참여자들)
오후 네 시, 굴뚝을 둘러본 참여자들은 태양 빛을 받아 빛나는 중랑천을 따라 시속 10~15km의 느린 속도로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했어요. 약 한 시간가량의 주행을 마친 후에는 중랑천 환경센터에 모여 다 함께 토론 시간을 가졌답니다.
(라이딩 중 노원시립청소년센터 앞쪽에서 잠시 토크)
토론 시간에는 자전거를 타며, 혹은 굴뚝을 보며 각자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나누었습니다. 93년도부터 노원의 굴뚝을 관찰해 왔다는 한 참여자는 굴뚝을 활용하는 재밌는 상상을 공유하기도 했는데요. 산타가 굴뚝을 타고 내려오는 도시로 노원의 이미지를 설정하거나 스탬프 투어하듯 굴뚝을 포토존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어요.😆😆😆
그 외에도 중랑천 자전거 및 보행길이 너무 ‘인간 중심적’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어요. 그늘이 하나도 없는 콘크리트 바닥은 바로 옆 하천 생물이 더불어 살기에 어려운 조건입니다. 일직선으로 뻗어 단조로운 자전거길은 인간에게 편의성을 주지만, 하천 생태에는 직강화된 인공적 형태로 수위 조절이나 정화작용을 방해한다고 해요. 중랑천 환경센터의 김향희 사무국장은 자연적일 수 없는 중랑천의 구조에 관해 설명하며 노원의 환경 문제를 문화예술로 공론화하면서 풀어가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6월 2일에는 고윤지 연구자의 기획으로 <노이즈 디깅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시각 중심으로 바라봤던 도시의 환경을 청각적으로 인식해 보고자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사운드스케이프’의 개념을 도입하여 중랑천과 동부간선도로, 상계 주택단지의 소리를 듣고 분석하며, 이를 통해 도시의 소리 환경을 이해해 보는 활동이었지요. 참여자들은 이동 경로 근처에 위치한 상계도서관에 모여 사운드스케이프 및 녹음 관련 설명을 들은 뒤 장비를 챙겨 본격적으로 ‘소리’를 듣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중랑천과 동부간선도로, 상계 주택단지에서 사운드 레코딩 중인 참여자들)
헤드폰과 붐마이크를 통해 듣는 도시의 소리는 평소에 귀로 직접 들었다면 그냥 지나칠 법한 것들도 훨씬 더 새롭고 섬세하게 들렸어요. 풀잎이 사각거리는 소리, 하천이 흐르는 소리, 사람들의 소리와 도로를 내달리는 자동차 소리까지. 투명한 방음벽을 사이에 두고 자연의 소리와 인공물의 소리가 대비되는 점이 묘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상계도서관에서 진행된 소리 분류 카드 작성과 토론)
참여자들은 녹음기를 이용해 개인이 발견한 소리를 녹음하고, 소리 분류 카드에 녹음 대상과 녹음한 장소 및 시간, 관찰사항 등을 기록했는데요. 중랑천을 거닐다 지나가는 주민분의 라디오 음악 소리(헤드폰을 뚫고 들어오는😚)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육교에 올라가 방음벽이 없는 공간에 진입한 순간에는 갑자기 커진 자동차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했답니다. 항상 눈으로만 보아 왔던 도시의 풍경을 청각으로 인지하려고 시도하는 행위는 어쩌면 낯설면서도 모두에게 도시의 소리와 소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무더운 날씨로 인해 많이 힘들었을 텐데 최선을 다해 임해준 참여자분들께 감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
📌 여전히 노원에서의 활동이 궁금하다면?
지금까지 아주 간략하게 <도시 감각 라이딩&노이즈 디깅 워크숍>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자전거 및 보행 등 신체의 속도로 지역을 재감각하고 시각 중심의 도시를 소리 풍경(Soundscape)으로 다시금 바라보고자 한 취지가 전달되었겠죠?! 여전히 워크숍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아래의 몇 가지 관련 자료와 정보를 공유합니다.
(굴뚝과 소음, 그다음의 노원은? 만아츠 만액츠 공공예술 프로젝트 / 6월 8일 자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 ‘제3의 장소’프로젝트의 든든한 파트너, 노원문화재단과의 MOU
노원 지역에서 진행하는 만아츠 만액츠의 예술활동에 든든한 동지가 생겼습니다. 바로 노원문화재단! 5월 30일에 노원문화재단과 (주)유쾌한이 MOU를 맺었습니다. 지역에서의 공공예술활동 필요성에 공감하고, 향후 재단과 함께 시각예술 분야의 활동을 장려하고 협업하기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인데요. 앞으로 더욱 신나고 재밌게 ‘제3의 장소’ 프로젝트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관심 갖고 지켜봐 주세요! 😉💗